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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화권, 다른 지역, 다른 환경에 대한 공포감과 선망 같은 기대감이 밀려오는 걸 참으며 출국 게이트를 넘어간다.
이곳은 학원도시. 덧붙인다면 23학구 오브구역 중립콜로니 헬리오폴리스공항이다. 뭔가, 몇분 지나면 자쿠가 스카이다이빙 하고 공돌이보살이 건담이라도 움직일것 같은 이름이지만 무시하자.
안정감 있는 땅을 밟으니 멀미가 일어날것 같았던 식도도 조금은 안정 되었다. 하지만 릴렉스 한것도 잠시, 학원도시에 체제하기 위한 딱딱하고 귀찮은 절차를 거쳤다. 10시에 날아서 12시 넘어 도착한것 같은데 이주 수속을 밟으니 4시가 넘어버렸다.
체제할 장소도 이미 정해져있다. 해바라기 장이라는 작은 아파트라고 한다. 일본에서 작은 아파트라면 상당히 낡고 냄새나고 오래된 원룸이겠지. 나는 공항에서 버스노선표와 학원도시 지도를 비교하며 최대한 머리를 짜내어 공항에서 아파트에 최단거리를 머리속에 그리며 갔다.
처음으로 본 학원도시는 약간 일본 도시 냄새(도시디자인 환경적인 의미)나지만 어느 도시에도 볼 수 없는 이상한 쇠파이프들, 창문 하나 없는 건물이나 건물과 건물 사이에 태연히 돌아가는 작은 풍력 발전기, 한국&일본에서도 보기 힘든 심플한 도로 디자인, 왠지 듣기 거북하지 않은 저음 공해를 이르키며 돌아다니는 원통로봇.
글로 나열하면 분명 근 미래의 모습일텐데, 이렇게 현실에 알맞게 구현해보면 미래상상도와는 상당히 다른 형태를 한것 같아서 현실미가 있다.
대체적으로 그런 모습이였다. 지도와 노선표와 씨름하는게 아까울 정도로 신선한 맛이였다.
그리고 또 신선한것은 여기가 한국의 번화가와는 달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연령이 조금 낮다는것. 거기와는 달리 세련되지 못하지만 어리면 어린대로 귀여운면, 당당한 면이 있다. TV와 인터넷에 나오는 연예인 옷과 명품 브랜드만 걸칠려는 우리나라 얘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같은 가격이라면 돈벌기 바쁜 브랜드보다 학원도시쪽이 내구성, 예술성, 착용감이 훨등이 났다. 옷 볼 줄 모르는 내가 봐도 알수 있을 정도로.
확실히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 단순히 거리의 본질을 추측하는것 만으로도 학원도시가 밖과 어느정도 차를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여담은 접어두고 겨우 아파트에 도착했다. 한시간을 훌쩍 넘어서 저녁시간이 되었다.
내가 살 해바라기장(向日葵場)은 의외로 깔끔한 외관을 하고 있었다. 7학구 번화가(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를 건너오면서 건물과 건물 틈새의 뒷골목은 너저분했지만 7학구 북서부에 위치한 이곳은 낡은 건물과 신설 고층빌딩이 섞여 있었다. 그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잡은 작은 양관(洋館). 서양식 3층 기숙사 해바라기장이다.
외관상으로 나무로 된 건물 같지만 사실 200년 후에도 95%이상 부식하지 않는 특수섬유로 만들어 지어진 실험용 건물이란다. 홀로 사는 고위직 공무원 같은 사람들을 노리는 모델 하우스 같은 형태가 될 예정이였지만 예산문제로 대 실패. 이후 방치 되어 있던걸 재활용 하는 느낌으로 7학구 학교 연합체가 사서 안을 거이 새로 때려 만들다 싶이한 리모델링 기숙사.
그게 이 해바라기장이라고 관리인 우라시마 테레사씨가 설명해주신 내용이다.
뭔가 혼혈인데다가 옛날에는 연구원겸 교사겸 안티스킬도 했다는데 잘 모르겠다. 단지 예쁘다. 그것만으로도 몇일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 자신이 학원도시에 온 이유를 우라시마씨가 여기 있어서라고 해도 좋다. 남자는 모름지기 예쁜 여자와 단란히 말을 주고 받는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존재니까.
다정히 수다를 떨고 얼마 안 되서 내 방을 소개 받았다. 해바라기장 304호실.
작지만 한 사람이 살기에는 충분한 곳이다. 싱크대도 있고 욕실에 개인용 욕조도 달려있다. 빨래를 널 베란다에 중요한 수도와 전기, 가스는 몇분을 들여 체크했다. 안전에도 문제가 없었다. 지금부터 다닐 학교와 편의점 버스와 자력부상철도 역도 확인해야하지만 그것보다 이 방은 괜찮았다.
사람이 처음 그곳에 살려고 들어갔을때 느끼는것은 냄새다. 타인의 집에 갔을때 풍기는 지린내나 홀애비 냄새, 향수냄새, 새집 냄새 같은것이 첫인상과 이후 살곳에 대한 애정도를 바꿔놓으니까.
그런 점에서는 만족.
이 집은 마치 내 집처럼 자연스러웠다. 아주 옅게 느껴지는 꽃내음, 혹은 금목서의 시큼한 냄새가 남아 있을뿐 이곳은 날 거부하지 않는 곳이였다.
짐을 풀고 간이침대 위에 누웠다.
아, 여기가 이제 내가 살 곳이구나 하고 긴장을 풀었다.

